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태권도장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9세 여아를 1년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뒤 해외로 나가 정착했던 30대 관장이 뒤늦게 범행이 드러나 한국으로 송환, 실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 오창섭)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유사성행위) 혐의로 구속기소 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지난 13일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아동 관련기관에 각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2017년부터 경기 의정부시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2019년 7월 통학버스 안에서 관원인 9세 여아 B양을 성추행했다.
당시 버스에는 A씨와 B양 외에도 20여명의 관원이 타고 있었는데도 A씨는 성추행을 자행했다. 이후에도 그는 일주일 간격으로 총 5차례에 걸쳐 같은 방식으로 B양을 성추행했다.
그 뒤에는 통학버스 외에 태권도장, 건물 엘리베이터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다. 그의 범행은 2020년 6월까지 약 10여 차례 이어졌다.
A씨는 같은 해 11월 개인 채무 문제로 태권도장 운영을 지인에게 넘겼고, 2021년 일본인 아내·자녀와 함께 일본으로 출국해 그곳에 정착했다.
범행은 약 3년 뒤 B양의 부모가 우연히 딸의 일기장 속에서 피해 사실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일기장에는 A씨가 저지른 범행 내용이 낱낱이 적혀 있었다. 부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와 추적 끝에 A씨를 찾아낼 수 있었고, 그는 한국으로 송환됐다. A씨는 처음에 혐의를 부인했으나 추궁 끝에 결국 범행을 시인하고 털어놨다.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A씨는 “수많은 범죄자 사이에서 제가 얼마나 나쁜지 매일 절실히 느끼고 깨닫고 있다”면서 “평생 죄인의 마음으로 살겠다”라고 말했다.
B양의 부모는 “태권도 관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어린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라면서 “피고인을 법정에 세워 범죄의 죗값을 묻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보내고 있다”고 울먹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태권도 관장으로서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추행을 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라면서 “일부 추행 행위에 대해서 폭행과 협박이 없다고 법리적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대법원 판례에 비춰볼 때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라면서 “다만 매일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고, 피해자 측과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양형 기준에서 권하는 형량보다 낮은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형을 정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