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중위험·중수익”…투자자금 쏠림 현상

“대세는 중위험·중수익”…투자자금 쏠림 현상

입력 2013-12-01 00:00
업데이트 2013-12-01 10:2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증시 불황과 동양 사태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원금 손실 위험을 대폭 낮춘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이 지난달 26∼28일 325억원 규모로 모집한 주가연계증권(ELS) 493호에 투자자금 1천65억원이 몰렸다.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493호는 이례적으로 원금 손실 구간(녹인배리어)을 35%로 낮추고, 만기도 1년으로 짧게 잡았다.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으로 269.79인 코스피200 지수가 1년 후 만기일까지 94.4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4.1% 수익률을 보장하는 구조다.

최대 7∼9%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현대증권의 기존 ELS보다 수익률은 낮았지만,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어 투자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에 앞서 우리투자증권도 지난달 20∼22일 원금 손실 구간이 35%인 ELS 8223호를 판매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코스피200 지수, 홍콩항셍지수(HSCEI),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35%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연 6.30%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만기가 5년으로 은행 정기예금보다 긴 편인데도 모두 193억원 어치가 판매됐다.

하철규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차장은 “2011년 녹인배리어 35% ELS를 처음 출시하고 나서 2년 만에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내놨다”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여전한 만큼 중위험·중수익 ELS를 계속해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은 금·은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으로 투자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금·은 가격이 만기일까지 37%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수익률 7.15%를 주는 DLS 1426호는 모집 한도가 50억원인데 300억원이 몰렸다.

대우증권이 지난 9∼11월 출시한 원금 손실 구간 35∼37%의 DLS 청약 자금만 1천400억원에 달한다.

김희주 대우증권 상품개발실장은 “올해 종목형 ELS에서 손실이 대거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성향이 전반적으로 보수화됐다”며 “수익률이 낮더라도 안정적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연 4%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서울 지하철 9호선 시민펀드가 출시 이틀 만에 완판되는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은 최근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양그룹 사태로 고수익 회사채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연 2%대의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자 ‘예금금리+α(알파)’를 주는 안전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원금 보장 가능성이 큰 상품을 찾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조언도 나온다.

ELS와 DLS는 6개월마다 돌아오는 중간 가격 평가일에 기초자산 가격이 95%, 90%, 85%, 80% 이상이면 조기 상환한다는 ‘스텝 다운’ 조건을 거는데, 이 조건이 좋으면 원금 손실 구간이 커도 이익을 볼 수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ELS 스텝다운 구간을 5%에서 10%로 완화하면 투자자가 이익을 볼 확률이 더 높아진다”며 “같은 조건의 ELS라면 스텝다운 조건을 비교해보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