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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의료진, 장비·매뉴얼 철저히 갖춰 보내야”

“에볼라 의료진, 장비·매뉴얼 철저히 갖춰 보내야”

입력 2014-10-21 00:00
업데이트 2014-10-2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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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감염학회 우려 전달…”레벨 C 보호장비도 부족”

정부가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지역에 의료진을 파견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장비와 매뉴얼 등을 완벽하게 갖춰 만일의 감염에 철저하게 대비해야한다”고 21일 강조했다.

우선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대규모 신종 감염병에 대응해본 경험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관련 매뉴얼이 거의 전무한 상태라는 점을 지적했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최근 외국 의료진이 진료 과정에서 에볼라에 감염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하지만 국내의 경우 감염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보호장비 착용 매뉴얼’조차 제대로 된 게 없다”고 현실을 전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도 “우리 의료진의 에볼라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개인보호장비(PPE) 착용이 필수”라며 “실제 환자들이 피를 토하거나 설사를 하는 상황에서 의료진이 오염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완벽하게 장비를 갖췄더라도 피부와 접촉하지 않고 장비를 벗는 일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이 부문의 선진국인 미국조차 간호사협회의 요청으로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감염예방 프로토콜 업데이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점까지 반영해 우리도 엄격한 감염예방 기준을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매뉴얼 뿐 아니라 부족한 장비도 문제로 거론됐다.

김 이사장은 “신종플루 등이 발생했을 때 국내 의료진도 보호장비를 착용했지만 가장 보호 수준이 낮은 ‘레벨 D’ 장비를 사용했다”며 “미국 내 의료진은 에볼라 환자를 돌볼 때 전신을 감싼 우주복 같은 ‘레벨 C’의 보호장비를 입는데, 재활용도 불가하고 워낙 비싸 우리나라의 ‘레벨 C’ 보유량은 제한적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파견에 앞서 철저한 교육도 주문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주 의료진 파견 방침이 알려진 뒤, 선진국 의료진이 에볼라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고 현장 경험을 쌓고 싶다며 벌써 파견을 자원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 이사도 “파견에 관심을 둔 의협 회원들이 소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일단 감염 내과 부문의 전문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실제 파견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자원자들의 사명감만 보고 파견할 수는 없다”며 “전문성은 물론 완벽한 감염 예방 훈련을 통해 실수가 없을 정도의 의료적 역량을 확인하고서야 파견을 진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남아 쓰나미와 아이티 대지진 당시에도 긴급구호 형식으로 의료 인력이 파견됐지만, 이 같은 재난상황과 감염병 유행은 위험의 차원이 다르다”며 “파견 자원자는 이를 분명히 숙지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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