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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위기> “정의는 우리 편” vs “그렉시트 막아야”

<그리스 위기> “정의는 우리 편” vs “그렉시트 막아야”

입력 2015-07-03 10:38
업데이트 2015-07-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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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라스 총리 ‘반대’ 투표 적극 호소…야당 유력 정치인들 ‘찬성’ 표명

국제 채권단의 긴축 정책안 수용 여부를 묻는 그리스 국민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와 야당 간의 선전전에 불이 붙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정부는 국민투표에서 ‘반대’ 표가 많이 나와야 그리스가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며 적극적인 호소에 나섰다.

반면 야당 측은 국민들이 ‘찬성’ 쪽을 지지해야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치닫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정의의 편에 서 있고 그리스의 민주주의를 대변하고 있다”며 채권단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했다.

또 “그리스는 경기침체를 가져올 조치를 받아들이라는 협박에 다섯 달 동안 시달려왔다”며 “지난 5년간 채권단의 결정에 따라왔지만 그리스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하루 동안에만 총 25개의 글을 남기고 글마다 ‘그리스 국민투표’(#Greferendum), ‘반대’(#OXI)를 뜻하는 해시태그를 붙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도 전날 개인 블로그에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지라고 한 6가지 이유’라는 글을 올리고 반대에 투표하라고 독려했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채권단이 채무 탕감을 거절하고 그리스의 약자들과 그들의 자손에게 채무를 갚아나가라고 요구하면서 협상이 멈춰섰다”고 비난했다.

국민투표에서 반대표가 과반을 차지하면 그렉시트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리스는 유로존에 남을 것이고 은행에 맡긴 예금은 안전할 것”이라며 안심시켰다.

치프라스 총리와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모두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사임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야당 측 유력 정치인들은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지지 않으면 그리스 경제에 파탄만 불러올 것이라며 줄줄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제1야당 신민당 대표이자 전직 총리인 안토니스 사마라스 3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반대’ 투표가 결국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마라스 대표는 “드라크마(그리스 구화폐)로의 회귀는 그리스 경제와 그리스 국민의 희망을 짓밟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전 총리도 지난 5년여간의 공식석상에서 지켜온 침묵을 깨고 2일 TV 인터뷰를 통해 국민이 찬성에 투표해 그리스가 유럽에 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2004∼2009년 총리직을 지낸 그은 “유럽의 식구로 남는 것은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사회적, 국가 안보적으로도 매우 필수적인 일”이라며 “반대표를 던지는 일은 유로존 탈퇴로 가는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오르게 카미니스 아테네 시장은 “이번 국민투표의 결과로 그리스가 완전히 유럽연합(EU)에서 고립되고 더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리자 연정 내부에서도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연립정부 내 보수성향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 소속 의원 4명은 기자회견과 성명 등을 통해 자신들은 치프라스 총리와 달리 국민투표에서 찬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ANEL 소속 한 의원은 “국민투표에서 반대 결과는 드라크마의 부활을 불러오고 이는 곧 국가의 파멸을 의미한다”며 치프라스 총리와 뜻을 달리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치세력들이 제각기 국민투표에 대한 견해를 밝힌 가운데 국민투표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TV 광고도 방송사에서 각각 방영됐다. 방송에서는 찬성 광고가 나온 시간이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와 관련해 “민영 TV 방송국들이 의도적으로 ‘반대’ 집회가 열리는 것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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