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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윤택 창작지원금 제대로 썼나”… 규모ㆍ지급 내역 확인 중

[단독] “이윤택 창작지원금 제대로 썼나”… 규모ㆍ지급 내역 확인 중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18-02-22 22:54
업데이트 2018-02-23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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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공연예술제 보조금 1억 등… 문체부, 극단ㆍ극장 지원금 살펴

국회도 문체부에 자료 제출 요구

김소희 “30스튜디오 단원 소유”
실제로는 이윤택 연출가 명의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가 이윤택 연출가와 그가 예술감독을 맡았던 연희단거리패 등에 배분된 창작지원금 규모와 내역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도 문체부에 이씨에 대한 각종 지원 내역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 극단의 상징적 배우이자 ‘이윤택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30스튜디오와 부산 가마골소극장은 단원들이 직접 만든 공간”이라고 자부했다.  연합뉴스
이윤택 연출가의 성폭력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 극단의 상징적 배우이자 ‘이윤택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30스튜디오와 부산 가마골소극장은 단원들이 직접 만든 공간”이라고 자부했다.
연합뉴스
●밀양시, 연극촌 일대 개발에 60억 사용

22일 문체부에 따르면 문예위의 공연창작지원금과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 등 이씨와 극단, 극장 등에 대한 지원금을 살피고 있다. 공연창작지원금의 경우 현금으로 지급된다.

연희단거리패는 2015년 ‘공연시장 활성화 지원사업’ 2900만원, 2016년 지역대표 공연예술제 지원금 1억원 등 해마다 문예기금을 지원받았다. 이씨 개인도 국립극단 작품을 연출할 때마다 사례비 1500만원을 받았고, 대관료도 일부 보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사회적 지탄이 커지다 보니 정치권도 그에 대한 지원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지원금 집행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향후 조사를 하거나 감사원 감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폭력 전력이 드러나기 전까지 이씨는 한국 대표 연출가로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각종 혜택을 누려 왔다. 특히 이씨가 예술감독 겸 이사장으로 있는 밀양연극촌과 도요창작스튜디오는 지자체로부터 오랜 기간 상당한 규모의 예산 지원을 받아 왔다. 밀양시는 1999년 밀양연극촌이 개관할 때 부지 1만 6000㎡를 무상 위탁하는 한편 연극촌 일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하는 데 무려 60여억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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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해체 선언 후 문을 닫은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  연합뉴스
극단 해체 선언 후 문을 닫은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
연합뉴스
●李씨, 김해 도요스튜디오 인근 빌라 소유

김해시도 연희단거리패가 2009년부터 연습 공간으로 써 온 도요창작스튜디오를 무상 위탁으로 제공하고, 매년 강변축제 행사비와 공공요금 등 5000만원을 지원해 왔다. 스튜디오 인근에는 이씨 소유의 다가구 빌라도 있다. 밀양시와 김해시 모두 성폭력 문제가 불거진 후 이씨와의 무상 위탁 계약을 해지했다.

2016년 10월 개관한 30스튜디오는 연희단거리패의 서울 창작 공간이었던 게릴라극장 부지를 팔아 지은 극장이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30스튜디오와 부산가마골소극장은 단원들이 직접 노동을 해 만든 단원 모두의 소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명의는 이씨로 돼 있다.

이씨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30스튜디오든 도요 공간이나 부산 가마골소극장이든 어떤 건 제 명의로 돼 있고, 어떤 건 공동 명의로 돼 있지만 그 공간들의 소유자는 극단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가 서울, 부산, 밀양, 김해 등 여러 곳에 창작 공간을 확보하고, 자신이 소유한 극장에서 다양한 작품을 공연할 수 있었던 건 정부와 지자체의 막대한 지원 덕분이라는 게 연극계의 중론이다.

●오태석 출금 조건… 해외 축제비 지원

한편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이날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오태석 연출가가 출국하지 않는 조건으로 극단 목화의 페루 공연예술축제 참가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오씨가 연출한 작품 ‘템페스트’는 오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리마 축제의 개막작으로 공연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8-02-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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