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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 평생의 한 ‘반도체’

구본무 회장 평생의 한 ‘반도체’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5-20 11:43
업데이트 2018-05-2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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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애착 가졌던 LG반도체, 1998년 ‘빅딜’로 현대그룹에 넘어가

20일 별세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LG를 세계적인 전자회사로 성장시키며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그런 그에게도 부침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으로선 생전에 ‘한’으로 남은 것이 반도체 사업의 꿈을 중도에 접은 것이다.

구 회장은 1989년 5월 금성일렉트론을 설립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다.

금성일렉트론은 1995년 LG반도체로 상호를 바꾸고 이듬해에는 상장도 했다.

이후 LG반도체는 ‘국내 최초’,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달린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하며 성장했고, 반도체 사업을 그룹의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여긴 구 회장은 LG반도체에 대한 강한 애착을 숨기지 않았다.

1990년대 중반 반도체 호황기를 맞아 회사는 고속성장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인 1998년 정부가 ‘재벌 빅딜’에 나서면서 자리가 위태해졌다.

구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끝까지 애착을 보이며 LG반도체를 지키려 했으나 결국 1999년 7월 회사를 현대그룹에 넘기게 됐다.

어렵사리 키워온 반도체 사업을 타의로 남의 손에 넘긴 구 회장은 충격에 수개월간 두문불출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LG가문은 반도체 빅딜을 두고 ‘빼앗겼다’라는 표현을 한동안 썼다고 한다.

구 회장은 라이벌 삼성그룹이 이후 반도체 사업을 발판 삼아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가슴을 쳐야 했다.

구 회장은 반도체 빅딜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전국경제인연합과도 척을 지고 행사에서 웬만하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LG반도체는 현대전자에 흡수 합병돼 이름도 현대반도체로 바뀌었지만 현대그룹이 ‘승자의 저주’에 걸린 탓인지 D램 시장 불황과 유동성 위기 등에 시달리다 결국 2001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현대에서 빠져나온 현대반도체는 하이닉스로 이름을 바꾸고 11년을 주인 없는 상태로 지내다 2012년 2월 SK그룹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지금의 SK하이닉스가 됐다.

SK하이닉스가 이름을 수차례 바꿔가며 새 주인을 찾을 때마다 LG그룹의 재인수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지만, 그는 한번 품에서 내놓은 반도체를 다시 돌아보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순탄치 못한 성장 과정을 겪었으나 지금은 반도체 ‘슈퍼호황’을 타고 사상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으며, 일본 도시바 반도체도 인수하며 세계 톱 주자 대열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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