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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 아파트 2차 택배 대란…상자 800개 ‘택배 산성’ 쌓다

고덕 아파트 2차 택배 대란…상자 800개 ‘택배 산성’ 쌓다

손지민 기자
입력 2021-04-14 20:46
업데이트 2021-04-15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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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 아파트 개별 가구 배송 중단

택배노조, 지상 차량 통행 금지에 항의
“출입 허용하고 안전 추가 대책 마련을”


주민들 “왜 우리 아파트에만 협상 요구”
노조 측, 갈등 방치 택배사 비난 화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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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택배노동자들이 14일 단지 내 택배 차량 출입을 막아 논란이 된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 입구에서 800여개의 택배를 쌓아둔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부터 개인별 배송을 중단하고 아파트 앞 배송을 실시하기로 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택배노동자들이 14일 단지 내 택배 차량 출입을 막아 논란이 된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 입구에서 800여개의 택배를 쌓아둔 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부터 개인별 배송을 중단하고 아파트 앞 배송을 실시하기로 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해 ‘갑질’ 논란이 불거진 서울 강동구 고덕동 대형 아파트 단지 앞에 14일 택배상자 800여개가 쌓이는 ‘택배대란’이 재현됐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이날부터 개별 가구 배송을 중단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택배노조는 기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감안해 지상출입 금지를 풀라고 요구했지만 아파트 입주민들은 단지 내 보행자 안전을 위한 조치라며 팽팽히 맞섰다.

택배노조는 이날 아파트 단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차량의 단지 내 출입을 허용하고 대신 (주민) 안전을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해당 아파트를 개인별 배송불가 아파트로 지정하고 앞으로 아파트 입구까지만 배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택배기사들은 배송할 상자들은 단지 입구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입주민들에게 직접 찾아가라는 메시지를 돌렸다.

지상에 차도가 없는 공원화 아파트 단지인 이 아파트는 지난 1일부터 어린이 안전사고와 보도블록 훼손 등을 이유로 택배차량의 단지 내 지상 통행을 금지했다. 대신 지하주차장 이용을 안내했지만 택배차량 대부분의 높이가 지하주차장 진입 제한 높이(2.3m)보다 높아 택배기사들은 차 높이가 낮은 저상차량을 구매하거나 손수레를 통해 물건을 날랐다.

입주민들은 지난 1년 동안 수차례 택배사에 지상 통행금지 조치를 알렸고, 인근의 공원형 아파트 단지들은 이미 택배차량의 지하통행이 이뤄지고 있다며 택배노조 측 조치를 비판했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전날 택배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지난해 3월부터 택배회사에 저상차량을 배차해 지하주차장으로 운행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해왔다”면서 “고덕동의 다른 공원화 아파트단지들은 이미 지하주차장 운행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왜 우리 아파트한테만 협상을 요구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입주민인 김모(18)양은 “단지에 아이들이 많아서 안전을 고려하면 택배차량이 지하로 통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오는 택배차량도 대개 지하로 잘 다닌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이에 대해 “입주민이 편리하게 택배서비스를 이용하고 아파트단지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데 왜 모든 걸 택배노동자가 감수해야 하느냐”면서 “해당 단지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논란이 된 택배차량 지상출입 금지 문제에 대해 근본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 조사에 따르면 전국 179개 아파트단지가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택배 노동자와 입주민의 갈등을 방치하는 택배사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택배사가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다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1-04-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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