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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4개월 만의 이산상봉 막 내려… 남은 숙제는

3년 4개월 만의 이산상봉 막 내려… 남은 숙제는

입력 2014-02-26 00:00
업데이트 2014-02-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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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이상 고령자 특별 상봉 추진을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5일을 끝으로 마무리됐지만 남은 과제들도 적지 않다. 이산가족들은 60여년 만에 재회한 기쁨도 컸지만 사실상 마지막 만남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또 한번 이별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고령화되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새삼 확인하면서 상시적인 생사확인과 서신 교환 등 향후 난제들도 산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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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가지 마세요
아버지 가지 마세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셋째 날인 25일 작별 상봉행사가 열린 북한의 금강산 면회소에서 남측의 남궁봉자씨가 아버지 남궁렬씨와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팔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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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통일부와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산가족 생존자는 2003년 10만 3397명에서 지난해 7만 1480명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80대 이상의 고령층은 2003년에는 2만 1036명(20.3%)이었지만 지난해 3만 7769명(52.8%)으로 늘었고 특히 90세 이상의 초고령자는 2003년 5639명(2.0%)에서 지난해 7950명(11.1%)으로 나타나 이들이 상봉할 수 있는 시한도 한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20~22일 열린 이산가족 1차 상봉에서는 상봉 전에 사망하거나 건강문제로 만남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건강이 안 좋은 고령자에게 금강산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2박 3일씩 머무르는 상봉 일정을 소화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밖에 부모, 형제 등 가까운 피붙이는 사망하고 조카, 삼촌 등 얼굴도 잘 모르는 친·인척만 남은 것으로 확인돼 상봉 전에 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대 잔여수명을 고려할 때 이산가족의 81.5%를 차지하는 70세 이상 고령층은 대부분 10년 이내, 50~60대 이산가족(18.5%)들은 대부분 24년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도 중요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이 80대 이상 고령자들을 위한 대규모 특별 상봉과 생사 확인 작업”이라고 말했다.

한번 만난다 해도 기약 없는 이별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산가족들이 서신을 교환하거나 상봉을 정례화해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모든 이산가족들의 꿈이다. 이번에 북측 오빠 림종수(81)씨를 만난 여동생 임종석(79)씨 등 대부분 이산가족들은 “앞으로 연락은 못 해도 생사는 알아야 하는데…”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산가족들의 생사 확인 작업은 서신 교환과 상봉 정례화를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다.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이산가족들의 전면적 생사 확인을 직접 제안했으나 북측은 행정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 관계 자체가 전면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자유롭게 우편물이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요원한 과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자체를 인적 교류로 체제 안정에 해를 줄 수 있는 정치적 사안으로 본다”면서 “이를 해결하려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협력적 분위기로 국면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4-02-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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