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주총·소송 모두 ‘패색’…여론전 매달릴 듯

신동주, 주총·소송 모두 ‘패색’…여론전 매달릴 듯

입력 2016-03-07 11:44
업데이트 2016-03-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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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한·일 롯데그룹 ‘원톱(총수)’으로 부상한 동생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다툼 중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

8개월여에 걸쳐 신 전 부회장은 그룹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는 동시에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을 상대로 8건에 이르는 소송을 제기하며 경영 일선 복귀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이 주총-소송 두 가지 반격 카드가 각각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종업원 지주회와 신격호 총괄회장 성년후견인(대리인) 신청이라는 벽에 부딪힌 상태다.

따라서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앞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육성 지지 동영상 등을 공개하며 장외에서 대중을 상대로 ‘장남 승계’의 당위성을 호소하는 여론전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성년후견인 지정되면 8건 소송도 ‘와르르’

롯데홀딩스와 계열사가 상법에 따르는 주식회사들인만큼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가장 적법하고 정당하게 경영권을 탈환하는 방법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신동빈 회장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특히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의 주총과 이사회를 장악하는 일이 가장 시급한데, 이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8월 17일과 이달 6일 열린 두 차례의 주총에서 모두 동생 신동빈 회장에게 완패했다.

작년 8월 임시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건,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관한 방침’ 건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5분만에 모두 원안대로 통과된 반면, 6일 주총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직접 제기한 자신의 이사 복귀와 신동빈 회장 이사 해임 건이 30분만에 모두 부결됐다.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은 6일 임시주총을 앞두고 지난달 19일 주총 표 대결의 승패를 좌우할 종업원지주회(지분 27.8%)에 “홀딩스 상장을 전제로 지주회원 1인당 25억원 상당의 지분을 배분하고 개인이 팔 수 있게 해주겠다”는 파격 제안까지 내놓았지만, 결국 판세를 뒤집지 못했다.

이처럼 회사 안에서 주총이나 이사회를 통해 경영권을 가져오기 힘든 분위기라면,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서는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마지막 희망을 걸 수 밖에 없다.

경영권 분쟁 이후 지금까지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 등을 상대로 무려 8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대부분 2014년 말부터 진행된 신동빈 회장의 그룹 경영권 장악 과정에 법·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주장으로, 핵심 소송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결의(신격호 총괄회장 해임) 무효 소송’이다.

이 소송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제기한 게 아니라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바탕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추진한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국립서울병원 등에서 약 2주의 정신 감정을 거쳐 이르면 6월께 한국 법원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이 필요하다고 결정하면 이 위임장 자체가 효력을 잃게 될 전망이다. 법원이 대리인격인 성년후견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신격호 총괄회장이 이 소송의 의미를 알고 맡긴 것인지 진의를 확인할 수 없을만큼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주총·소송 막히면 신격호 동영상 등 여론전 나설 듯

일단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아직 역전의 기회가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6일 오전 주총 직후 “6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종업원지주회 등을 최대한 설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DJ코퍼레이션(회장 신동주) 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에는 2주 밖에 시간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적어도 3개월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하지만 8개월동안 변하지 않은 종업원 지주회 등 주주들의 마음이 몇 개월만에 신동주 전 부회장쪽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홀딩스 주주들이 롯데그룹의 지속 가능성, 발전 가능성 등을 판단 기준으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식 등 회유책이 아니라 신 회장을 능가하는 역량과 비전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성년후견인 지정 무산을 예상하며 소송 카드에도 여전히 희망을 걸고 있다.

SDJ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문제가 없고, 이에 관한 의학적·법률적 판단에 자신이 있다”며 여전히 성년후견인 지정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바램과 달리 성년후견인 지정과 함께 소송전에서도 패할 경우, 이외 경영권 탈환을 위한 뾰족한 수단을 찾기 어려운만큼 롯데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주총-소송 카드 무산이 사실상 확정되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남은 수단은 여론전 정도 뿐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육성 동영상 등을 끊임없이 언론 등에 노출함으로써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에 정당성이 없고, 진정한 롯데의 후계자는 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이 머무는 집무실에는 영상 전문가가 자주 드나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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