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도시 곳곳 ‘용버들 신공’ 전수됐나

[단독] 신도시 곳곳 ‘용버들 신공’ 전수됐나

입력 2021-03-08 20:52
수정 2021-03-09 12:3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LH직원 투기 의혹 광명시흥 일대 빼곡

이미지 확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이 사들인 경기 시흥시 과림동 178-6과 7뿐 아니라 경계선 없이 붙어 있는 178-4와 5에도 용버들 묘목이 빽빽이 심어져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이 사들인 경기 시흥시 과림동 178-6과 7뿐 아니라 경계선 없이 붙어 있는 178-4와 5에도 용버들 묘목이 빽빽이 심어져 있다.
“LH 직원들이 투기한 땅뿐 아니라 신도시 예정지 곳곳에 용버들이 가득해요. 다 LH 직원 소유의 땅일 가능성이 큽니다.”

8일 광명시흥 신도시 부동산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경기 시흥시 과림동뿐 아니라 인근 무지내동 일대도 곳곳에 녹색줄기의 ‘용버들’의 묘목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빽빽이 심어져 있다. 한눈으로 봐도 거액의 토지보상을 노린 묘목으로 보인다.

시흥시 과림동의 178-6, 178-7은 LH의 임직원들이 사들인 땅이다. 바로 옆인 178-4, 178-5는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불분명하지만 LH 직원과 관련된 친인척이나 지인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 땅은 등기부상 4개 필지로 나뉘어 있지만, 현장에 가 보면 한 필지처럼 구획선이나 경계가 없기 때문이다. 또 이들 4개 필지의 1만 900여㎡(약 3300여평)에 구분 없이 ‘용버들 묘목’이 잔뜩 심어져 있다.

또 인근인 무지내동 경기자동차과학고 주변의 땅에서도 용버들 묘목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광명시흥 신도시 곳곳에 ‘용버들’ 신공이 퍼져 있다는 의미는 LH의 관련자들의 투기가 광범위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신도시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용버들이 1년에 1m 넘게 자라 보상시점인 3년 후엔 3m 이상 훌쩍 크기 때문에 보상 비용을 엄청나게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서 “동네주민들은 주로 고구마나 감자·마늘·고추 등을 심는데, 용버들을 심었다는 것은 LH 직원이나 관계자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주장했다. 광명시흥특별구역 내 한 감정평가사는 “신도시 발표 전 미리 항공위성 촬영을 해 놓기 때문에 보상용으로 심은 나무들은 전부 잡아낼 수 있다”면서 “이번 LH 투기 사건을 계기로 신도시 예정의 투기뿐 아니라 보상을 노린 꼼수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2021-03-09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