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싱크대서 속옷 빨래” 외교관들이 전한 브렉시트 협상 후일담

“호텔 싱크대서 속옷 빨래” 외교관들이 전한 브렉시트 협상 후일담

김정화 기자
입력 2020-12-26 11:00
수정 2020-12-26 11: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코로나 확산에 “잘 들리나요” 화상회의
어업 협상 암초로 막판까지 난관
관료들 “집에 가고싶다” 호소도
24일(현지시간) 영국와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최종 협상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2017년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EU 국기 등을 들고 행진하는 뒤로 영국 국회의사당이 있는 모습.  런던 AF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영국와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최종 협상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2017년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EU 국기 등을 들고 행진하는 뒤로 영국 국회의사당이 있는 모습.
런던 AF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전환기간 종료를 일주일 앞두고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며 앞으로 유럽 공동체도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다. 가디언은 이날 실무진으로 참여한 영국과 EU 집행위원회의 외교관, 정부 관료 등을 통해 1년간의 지난한 협상 과정을 돌아봤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으로 각국이 어려움을 겪은 만큼 영국과 EU 관계자들도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3월경 유럽에서 대확산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브렉시트 협상 테이블도 덮쳤다. 70명이 3시간 동안 모여 회의를 진행한 어느날 한 외교관은 “왜 우리 목숨으로 ‘러시안 룰렛’을 해야 하느냐”고 하기도 했다.

특히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 대표와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협상 대표가 하루 차이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까지 확진으로 ‘죽다 살아날’ 정도가 되며 협의는 저절로 후순위로 밀렸다. 한달 넘게 협상이 중단됐고, 양측은 4월 말에야 화상 회의를 통해 협상을 재개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와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최종 협상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지난 3월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협상 대표(왼쪽)와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 대표가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만난 모습.  브뤼셀 AP
24일(현지시간) 영국와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최종 협상이 마무리됐다. 사진은 지난 3월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협상 대표(왼쪽)와 미셸 바르니에 EU 측 수석 대표가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만난 모습.
브뤼셀 AP


69세인 바르니에를 비롯해 관계자들은 온라인 회의의 어려움도 몸소 체감해야했다. 마이크 음소거와 문서 공유 등을 놓고 끙끙거리는 사이 시간은 또 흘렀다. 이렇듯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조차 어려워지며 EU 관리들 사이에선 “협상을 연장해야 한다”, “1년 안에 마무리하는 건 미친 짓이다” 같은 우려도 터져 나왔다.

양측의 신뢰가 부족한 것도 협상이 더 빨리 이뤄지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특히 어업 협상을 놓고 이견이 커졌고, 바르니에는 영국과의 불통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뭔가 논의를 해야 했지만 영국 측의 반응은 ‘네’, ‘아니오’, ‘주권’이 전부였다. 실망이 컸다”며 “여름을 낭비했다”고 했다. 가디언은 양측이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 서로 ‘카메라를 끄는 식으로’ 담을 쌓았다고 했다.

코로나 확산이 주춤해진 6월말 경 이들은 다시 브뤼셀과 런던을 오가며 대면 협상을 이어갔지만, 가을 이후 2차 대유행이 시작되자 또다시 논의는 중단됐다. 막판 합의가 이어지던 11월 중순 EU 협상 팀 가운데 한명이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 이후 영국과 유럽연합(EU)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무역과 협력 협정’ 초안을 타결하고 다우닝 스트리트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런던 풀 기자단 로이터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 이후 영국과 유럽연합(EU)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무역과 협력 협정’ 초안을 타결하고 다우닝 스트리트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런던 풀 기자단 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브뤼셀 AP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브뤼셀 AP 연합뉴스
전환기간 종료를 앞둔 마지막 2주는 더욱 치열했다.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알베르트 보르셰트 컨퍼런스 센터에선 양측 팀이 법적 문서 작성을 놓고 끝없는 ‘밀고 당기기’를 반복했다. 막판까지 어업 분야가 걸림돌로 작용하며 협상이 늘어지자 영국 관료들은 “집에 가고싶다”고 호소하고, “호텔 싱크대에서 속옷을 빨아야 했다”고 돌아봤다.

존슨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전화 통화로 직접 소통에 나섰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대구, 청어, 고등어, 참치의 할당량을 정하는 등 어업 협상을 조율하기 위해 끊임없이 영국 측과 연락하고, 프랑스와 벨기에, 덴마크 어부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애썼다고 밝혔다.

마침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마무리된 이번 협상안은 영국 의회, EU 회원국과 유럽의회가 각각 승인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김혜영 서울시의원, 서울시 소상공인 조례 개정··· ‘디지털 기술 교육’ 지원 근거 마련

서울시의회 김혜영 의원(국민의힘, 광진4)이 대표발의한 ‘서울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달 27일 서울시의회 제331회 정례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은 디지털 환경 변화에 적응이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체계적인 디지털 기술 교육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근거를 신설한 것으로, 실질적인 자생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서울시 소상공인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긴 입법 성과다. 개정된 조례에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기술 역량강화 교육’을 서울시가 실시할 수 있는 경영 및 창업지원 사업의 하나로 명시(제8조 제7호의3)해, 관련 교육사업을 지속적이고 구조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갖췄다. 김 의원은 “디지털 기술이 일상화된 현재에도 키오스크 사용이나 온라인 판매조차 어려워하는 소상공인들이 여전히 많다”며 “단순한 재정지원만으로는 변화에 대응할 수 없으며,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진정한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실태조사 결과에(2021년 기준)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소상공인의 비율은 전체의 15.4%에 불과하며, 특히 제조업(7.6%), 숙박·음식점업(7.6%), 수리
thumbnail - 김혜영 서울시의원, 서울시 소상공인 조례 개정··· ‘디지털 기술 교육’ 지원 근거 마련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