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무 내정 틸러슨은 누구…‘적진도 마다않는’ 석유거물

트럼프 국무 내정 틸러슨은 누구…‘적진도 마다않는’ 석유거물

입력 2016-12-14 09:28
업데이트 2016-12-1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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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사업 과정서 맺은 글로벌 인맥이 발탁 배경 …“푸틴과 아주 친해” 2월 모교 강연서 “푸틴에 모든 것 동의하진 않지만 그는 기업인인 나를 이해” 석유사업 협상 위해 위험지역인 차드·베네수엘라·리비아·앙골라도 방문

미국의 차기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렉스 틸러슨(64)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대학 졸업 후부터 지금까지 엑손모빌에서 무려 41년째 일해온 전형적인 기업인이다.

석유와 가스사업을 매개로 구축된 전 세계 지도자들과 폭넓은 인맥이 이번에 국무장관으로 발탁되는 배경이 됐다.

그러나 줄곧 회사의 이익 추구에 활용했던 이 네트워킹을 미국의 국익에 접목할 수 있을 것이냐를 놓고는 벌써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직접 협상한 것은 물론, 미국과 적대적인 제삼 세계 지도자들과도 ‘석유와 가스’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손을 잡았던 그다.

틸러슨은 1952년 텍사스 주 위치타 폴즈에서 태어났다.

텍사스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그는 1975년 졸업과 함께 생산 부문 엔지니어로 엑손에 입사했고 착실한 직장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

1999년 엑손이 모빌사(社)와 합병하면서 그는 ‘엑손모빌개발’(Exxon Mobil Development Company)의 부회장에 올랐고, 2006년 리 레이먼드 CEO가 은퇴하면서 엑손모빌의 총사령탑을 맡았다.

틸러슨이 1990년대 후반부터 사내에서 ‘뜨는 별’이 될 수 있었던 데는 ‘러시아 프로젝트’가 결정적이었다.

러시아 관료주의에 막혀 지지부진하던 170억 달러 규모의 근동 사할린 섬 원유채굴이라는 까다로운 사업을 해결해낸 것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그가 당시 총리였던 블라디미르 푸틴과 협상했던 덕분이었다고 전했다.

엑손모빌이 러시아의 최대 국영 석유 기업의 하나로 성장한 로스네프트와 협력했던 것도 한 요인이었다. 엑손모빌은 로스네프트와 손잡고 2011년 글로벌 석유 메이저들을 따돌리면서 러시아 북극 석유사업권까지 따냈다.

로스네프트에 엑손모빌의 국외 사업장들에 대한 투자 기회를 주고 대신 북극 러시아 영토 내 자원에 대한 접근을 얻는 방식이었다.

틸러슨은 로스네프트 회장이자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이고리 세친의 친구이기도 하다

2012년 6월 푸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틸러슨은 “두 나라의 관계를 강화하는데 기업보다 더 좋은 게 없다”며 이 거래의 ‘가치’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해 러시아 정부훈장인 ‘우정훈장(Order of Friends)’을 받았다.

틸러슨과 푸틴은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 시절부터 친분을 다져온 ‘17년 인연’으로 전해진다.

틸러슨도 지난 2월 모교인 텍사스대 강연에서 그는 “나는 (푸틴과) 아주 가까운 관계”라며 친분을 숨기지 않았다.

당시 그는 “그(푸틴)가 하는 것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는 내가 사업가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나도, 내 회사도 러시아에 아주 많은 돈을 투자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 때문에 틸러슨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 후 수위를 높인 대(對)러시아 제재에 비판적이었다. 러시아 에너지 사업이 제재를 받으면서 로스네프트와의 합작사업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엑손모빌의 한 전직 이사는 틸러슨이 러시아 제재에 반대했다면서 “그러나 싸우러 법정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틸러슨 CEO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적진’에도 들어갔다.

국제투명성기구(TI)의 부패국가 명단에서 상위에 올라있는 차드와 파푸아뉴기니, 베네수엘라, 리비아, 이라크, 앙골라, 적도기니 등이 모두 그가 CEO로 활동할 때 거래했던 나라들이다.

2011년에는 미 국무부와 이라크 정부의 반대 속에서도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에도 들어갔다.

아프리카 차드 정부와 엑손모빌의 원유사업 수익이 26년째 집권 중인 이드리스 차드 대통령의 독재정권을 유지시킨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2006년 세계은행이 차드 정부의 자산을 동결했지만, 엑손모빌은 계약을 유지했다.

틸러슨 CEO는 사업을 위해 리비아의 무아마르 알 카다피의 집권 시 그를 만났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기업들과도 파트너 관계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러시아와의 폭넓은 관계와 비교하면 중국과는 덜 친한 편이다.

중국 푸젠 성에 대규모 정유 및 석유화학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 정도에 그쳤다는 것이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의 한 전직 간부는 “(틸러슨이) 중국 정부 지도자들은 잘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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