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회 접종 HIV 99.9% 예방” 획기적인 주사제 FDA 승인…관건은 ‘가격’

“연 2회 접종 HIV 99.9% 예방” 획기적인 주사제 FDA 승인…관건은 ‘가격’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5-06-19 15:00
수정 2025-06-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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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길리어드 ‘예즈투고’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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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HIV 예방주사제 ‘예즈투고’(Yeztugo·성분명 레나카파비르). AP 뉴시스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HIV 예방주사제 ‘예즈투고’(Yeztugo·성분명 레나카파비르). AP 뉴시스


1년에 2차례 접종으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1) 감염을 99.9% 예방하는 주사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FDA는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신약 ‘예즈투고’(성분명 레나카파비르)를 승인했다.

레나카파비르는 1년에 2회 접종으로 성인과 청소년의 HIV 감염을 예방하는 주사제다.

길리어드는 이 약을 예즈투고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다니엘 오데이 길리어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수십년간 HIV와 싸워온 이래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레나카파비르가 이 감염병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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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HIV 예방주사제 ‘예즈투고’(Yeztugo·성분명 레나카파비르). AP 연합뉴스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HIV 예방주사제 ‘예즈투고’(Yeztugo·성분명 레나카파비르). AP 연합뉴스


길리어드는 신약 승인을 위해 대규모 임상시험을 2차례 진행했다. 1차 시험은 사하라 이남 지역 여성 2123명을 대상으로 연 2회 피하주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감염률이 100%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2179명의 다양한 성별에게 연 2회 주사한 2차 임상에서는 감염 사례가 2건 발생했다. 예방률은 99.9%였다.

2차례 임상시험 모두 현재 널리 통용된 경구용 HIV 예방 약물 ‘트루바다’의 예방률을 뛰어넘었다.

HIV 감염 예방을 위한 경구용 약물, 즉 노출 전 예방(PrEP) 요법은 보급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매일 복용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예즈투고의 부작용으로는 주사 부위 반응, 두통, 메스꺼움 등이 보고됐다.

앞서 두 차례 임상시험 결과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게재됐고, 사이언스지는 레나카파비르를 2024년 ‘올해의 혁신’으로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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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HIV 예방주사제 ‘예즈투고’(Yeztugo·성분명 레나카파비르). AP 뉴시스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HIV 예방주사제 ‘예즈투고’(Yeztugo·성분명 레나카파비르). AP 뉴시스


관건은 예즈투고의 접종 비용이다. 길리어드는 아직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전문가들은 미국 내 접종 비용이 연간 2만 50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레나카파비르 성분은 기존 HIV 치료제로 승인됐을 당시 연간 3만 9000달러에 달했는데, 예방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이보다는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 출시된 HIV 예방 주사인 카보테그라비르는 2개월마다 주사하는 방식으로 2021년 FDA 승인을 받았는데, 연간 비용이 수만 달러에 달해 전 세계적인 보급이 어려웠다.

이에 활동가들은 길리어드가 HIV 감염 종식을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

리버풀 대학의 앤드류 힐 연구원은 “고소득 국가조차도 레나카파비르를 연간 2만 달러가 넘는 가격으로는 광범위하게 사용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학자와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을 이끄는 힐은 레나카파비르를 대량 생산하면 1인당 연간 25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으로도 보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위니 비아니마 유엔 사무차장은 “길리어드가 중요한 혁신을 이룬 것을 축하한다”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모든 이들이 이용할 수 있어야만 감염병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리어드는 6개 제약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신약 사용 승인을 대기 중인 120개 저·중소득 국가에서 레나카파비르 성분의 복제약(제네릭)의 생산 및 유통을 할 예정이다.

해당 국가들에서 생산을 시작하는 데 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길리어드는 유엔 및 미국 대통령 직속 에이즈 구호 비상 계획(PEPFAR) 등이 협력하는 국제적 파트너십을 상대로 200만명분 공급 계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PEPFAR 프로그램의 예산을 삭감하면서 해당 계약이 제대로 이행될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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