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바젤홍콩 성공 비결은

아트바젤홍콩 성공 비결은

입력 2016-03-27 17:38
업데이트 2016-03-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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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마케팅·브랜드

서양의 교차점, 아시아 금융·경제의 허브 홍콩이 ‘아시아 미술의 중심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그 주역은 지난 한 주 홍콩을 뜨겁게 달군 아시아 최대의 미술 견본시장 아트바젤홍콩(ABHK)이다. 홍콩컨벤션전시센터에서 지난 22~23일 VIP 프리뷰에 이어 24~26일 열린 아트바젤홍콩 행사장은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미주에서 날아온 슈퍼 컬렉터들과 미술 관계자들, 미술 애호가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굳이 스위스의 바젤에서 열리는 아트바젤에 찾아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화려한 이면에서 치열한 판매경쟁이 이뤄졌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아트바젤홍콩이 불과 4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세계 미술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상을 차지하게 된 비결은 무엇인지, 그들만의 노하우는 무엇인지, 그 성공이 우리 미술시장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짚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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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바젤홍콩은 46년 전통의 아트바젤을 운영해 온 노하우와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로 자리잡은 홍콩의 파워가 시너지를 내며 단기간에 아시아를 뛰어넘는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은 지난 26일 막을 내린 ‘아트바젤홍콩 2016’에 참가한 세계적인 화랑들의 전시 장면.
아트바젤홍콩은 46년 전통의 아트바젤을 운영해 온 노하우와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로 자리잡은 홍콩의 파워가 시너지를 내며 단기간에 아시아를 뛰어넘는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은 지난 26일 막을 내린 ‘아트바젤홍콩 2016’에 참가한 세계적인 화랑들의 전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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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사르트 갤러리에서 출품한 박서보 화백의 작품 ‘묘법’ 앞을 관람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드 사르트 갤러리에서 출품한 박서보 화백의 작품 ‘묘법’ 앞을 관람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아트바젤홍콩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 화랑과 작가, 작품의 수준에서 아시아 여타 지역에서 열리는 다른 아트페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최상의 퀄리티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올해의 경우 35개국에서 239개 갤러리가 참가했다. 가고시안, 데이비드 즈워너, 하우저&워스, 화이트큐브, 페로탱, 리슨, 블룸&포, 아쿠아벨라 등 세계적인 화랑들이 거의 다 참여했다. 현대 미술사를 장식하고 있는 주요 작가들 작품을 다루는 갤러리들이 참여했으니 당연히 작품의 수준은 최상급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아트바젤이 참여갤러리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한국화랑협회 박우홍 회장은 “아트바젤이 참여갤러리를 선정하는 기준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점은 작가를 대하는 갤러리의 태도”라며 “작가가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도록 얼마나 오랫동안 작가와 관계를 맺어 오고 노력해 왔는지를 엄중하게 심사해서 비즈니스를 앞세우거나 경매사를 운영하는 화랑은 애초부터 배제한다”고 전했다.

노련한 페어 운영의 노하우도 놀랍다. 아트바젤홍콩을 주관하는 스위스의 MCH 그룹은 작은 도시 바젤을 세계적인 미술 도시로 바꾼 아트바젤(6월)을 46년째 운영하고 있다. 지역별로 참가갤러리와 VIP 리스트를 확보해 세심하게 자료 체크를 하고 선별 관리를 한다. 홍보·마케팅에도 엄청난 공을 들인다. 지난해의 경우 홍보와 마케팅 비용만 120억원에 달했을 정도로 행사 준비가 치밀하다. 학고재갤러리 우찬규 대표는 “전시 공간의 구성과 마무리, 전시장 운영부터 컬렉터 관리까지 참여갤러리들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가 글로벌 스탠더드이고, 완벽하다. 1억원 이상의 참가비에 운송료 등 비용은 부담이 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아트페어이지만 상업성에 예술성을 적절하게 배합해 비엔날레의 성격을 가미한 점도 신선하다. 단순한 미술장터가 아니라 볼거리와 함께 현대미술의 담론을 제공하고 있다. 매일 작가와 평론가, 큐레이터, 미술관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대담 프로그램을 열고, ‘인카운터스’ 기획전을 통해 아시아와 그 외 지역의 실험성이 강한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홍콩이 아시아 미술품 거래의 중심지인 점도 아트바젤홍콩이 단기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이다.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 세계 최대의 경매사들이 홍콩에서 정기적으로 대규모 경매를 열고 있고 가고시안, 화이트큐브, 페로탱, 레만머핀 등 최고의 갤러리들이 홍콩의 중심가에 줄줄이 분점을 세워 세계적인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국제 미술계의 떠오르는 강자가 된 홍콩에 아트바젤이라는 브랜드 파워까지 가세하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낸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은 3조원을 기록했다.

박우홍 화랑협회 회장은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주요 화랑의 대표 작품으로 내세워질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급성장하는 아트바젤홍콩을 보니 부럽기도 하지만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를 생각할 때 자괴감이 들고, 정신이 번쩍 든다”고 말했다.

글 사진 홍콩 함혜리 기자 lotus@seoul.co.kr
2016-03-2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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