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미술 40년사를 한눈에 ‘M+지그(Sigg) 컬렉션’

중국 현대미술 40년사를 한눈에 ‘M+지그(Sigg) 컬렉션’

함혜리 기자
입력 2016-03-28 16:07
업데이트 2016-03-2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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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35개국의 프르미엄급 갤러리 239개가 참가한 가운데 지난 3월 24~26일 홍콩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 아트바젤홍콩에는 주요 미술관 관계자들과 컬렉터들을 포함해 7만명이 방문해 아시아 최대의 미술시장으로서 위상을 새삼 입증했다. 아트바젤 홍콩의 흥행 성공은 행사 기간 중 홍콩에서 열린 위성행사들의 퀄리티에서도 확인된다. 홍콩에 분점을 열고 있는 세계적인 갤러리들과 공공 전시공간, 대안 공간들에서는 다양한 전시회와 행사들을 마련해 전세계에서 모여든 컬렉터들과 미술 관계자들을 즐겁게 했다. 올해 가장 관심을 모은 전시는 홍콩 쿼리베이에 위치한 전시공간 아티스트리(Artistree)에서 열리고 있는 ‘M+Sigg 컬렉션’전이다.



M+(엠플러스)는 서주릉문화지구에 들어설 복합시각문화관 ‘뮤지엄플러스’의 약자다. 이 미술관은 2017년 개관예정으로 홍콩을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건물 디자인은 런던 테이트모던과 베이징올림핌 주경기장을 설계한 스위스 바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듀오 헤르초크와 드뫼롱이 맡았고, 전시장은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버금가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해진다. 엠플러스는 스웨덴 출신의 큐레이터이자 미술비평가인 라르스 니트베 박사를 초대 관장으로 초빙해 외형 뿐 아니라 컨텐츠 면에서도 홍콩을 넘어 세계적인 수준의 복합시각예술공간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그 구상을 현실화시켜준 것이 중국현대미술 애호가인 스위스의 컬렉터 울리 지그(Uli Sigg)의 기증으로 구성된 소장품이다.

1980년대부터 사업가로, 외교관으로 중국과 인연을 지속해 온 지그는 중국 현대미술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1990년대 초부터 “중국현대미술사를 기록한다”는 신념으로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했다. 그는 지난 2012년 6월 그동안 수집한 중국현대미술작품 1463점을 엠플러스에 기부했다. 미술관에서 추가로 구입한 47점을 포함해 350명에 달하는 작가들의 작품 1510점이 이 미술관을 대표하는 ‘지그컬렉션’이 완성됐다. 베이징 798지역에 울렌스현대미술센터를 세운 세계적인 중국현대미술 컬렉터 가이 울렌스의 울렌스컬렉션과 함께 지그컬렉션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40년에 걸친 중국 현대미술의 발전사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 중 80여점의 하일라이트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시대 순으로 주요 작가들의 회화 외에 사진, 영상, 설치작업을 보여준다. 중국의 정치·사회·문화적 변화 및 변혁, 개방의 시기를 겪은 예술가들의 저항의식이 낳은 체제 비판적이고 사회갈등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작품들이 상당수다. 문화혁명 후반기에 서구의 현대미술운동을 적극 수용한 장웨이, 중국 아방가르드미술운동인 85신조미술운동의 주역 황용핑과 장페이리, 팡리준, 위에민준, 쩡판즈, 장샤오강, 장후안, 아이웨이웨이 등 규제와 검열을 예술성으로 극복한 기라성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있다. 문화혁명기에 찍은 가족사진을 토대로 그린 장샤오강의 대표작 ‘혈연-대가족 No.17’(1998), 위에민준의 작품 ‘민중을 이끄는 여인’(1995), 다섯명의 남자가 웃는 얼굴을 한 가면을 쓰고 서있는 ‘무지개’(1996), 급격한 사회변화를 의미심장하게 다루는 펑리준의 ‘무제’(1995) , 장후안의 ‘족보’(2000), 류웨이의 ‘It looks like a landscape’(2004) 등 중국 경매시장의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작가들의 대표작들이 포함돼 있다. 전시는 4월 5일까지.

 홍콩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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