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으로 논문 쓴 ‘한국의 호킹’… 석사모 썼다

눈빛으로 논문 쓴 ‘한국의 호킹’… 석사모 썼다

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입력 2025-02-23 23:44
수정 2025-02-2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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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앓는 광주대 장익선씨
학위 취득·학술상까지 받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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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오른쪽) 광주대 총장이 지난 21일 제40회 학위수여식을 맞아 근육장애인 장익선씨를 찾아가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광주대 제공
김동진(오른쪽) 광주대 총장이 지난 21일 제40회 학위수여식을 맞아 근육장애인 장익선씨를 찾아가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광주대 제공


천체물리학자 고 스티븐 호킹(1942~2018)처럼 근육이 점점 마비되는 희소병을 앓아 몸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30대가 눈빛만을 이용해 공부한 끝에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3일 광주대에 따르면 장익선(37)씨는 지난 21일 2024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광주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석사 학위와 학술상을 받았다.

장씨는 다섯 살 때 근육이 점점 마비돼 가는 희귀병인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았다. 근이영양증은 유엔이 지정한 5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근육세포가 파괴돼 근력이 약화하며 현재 치료 방법이 없다. 호킹이 앓았던 루게릭병과 마찬가지로 옴짝달싹 못 하는 상황에서도 장씨는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호흡기를 끼고 눈 깜빡임을 감지하는 안구 마우스를 통해 한 글자씩 써 내려가는 고된 작업으로 논문을 완성했다. 장씨는 석사 학위에 더해 학술상까지 거머쥐었다.

장씨는 근육병 환우를 위한 협회 설립과 복지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눈으로 쓰는 근육병 일상’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온라인 게임을 하는 등 일상의 모습을 통해 근육병에 대한 관심도 환기하고 있다.

이날 김동진 총장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공부해 졸업한 장씨를 위해 ‘찾아가는 졸업식’을 마련했다. 장씨는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는 패배가 아니다”라며 “우리 모두에게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화답했다고 대학 측은 전했다.
2025-02-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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