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 것 없어진 北김정은, 우상화 드라이브 걸듯

거칠 것 없어진 北김정은, 우상화 드라이브 걸듯

입력 2017-02-16 18:03
업데이트 2017-02-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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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혈통 정당성’ 주장하며 김일성·김정일 반열 시도 전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잠재적 경쟁자이자 ‘우환거리’였던 이복형 김정남(46)이 사망하면서 북한 당국이 최근 추진 중인 김정은의 개인 우상화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집권 6년 차를 맞은 김정은은 3대 세습에 따른 진정한 ‘세대교체’를 완성하기 위해 올해 자신의 우상화 사업에 대대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우리 정부와 전문가 등은 예상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또 다른 백두혈통인 김정남을 제거했다면, 혈통의 정당성을 기반으로 김정은을 우상화하기 위한 여건 조성 차원의 ‘곁가지 치기’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정은은 지난해 노동당 7차 대회 등을 통해 국가 시스템, 즉 ‘하드웨어’ 장악을 완료했다”며 “김정남이 사라지는 것은 우상화라는 ‘소프트웨어’ 완성에 필요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탄생 75주년(광명성절)을 맞아 게재한 1면 사설에서 ‘영도의 계승(권력계승) 문제’를 언급하며 김정은을 ‘영도의 유일중심’으로 찬양했다.

사설은 “오늘 우리 군대와 인민은 혁명의 장래 운명을 결정하는 영도의 계승 문제를 빛나게 해결하시여 우리 조국과 민족의 천만년 미래를 열어놓으신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불멸의 업적을 심장 깊이 절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도의 계승 해결’을 김정일의 업적으로 칭송하는 것은 북한이 김정은 세습을 정당화하고자 흔히 동원해온 수사(修辭)지만, 김정남 피살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김정남 사망 이후 김정은 정권은 권력 장악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우상화 작업에 한층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줄줄이 예정된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정치 이벤트를 통해 김정은 우상화에 국가적 역량을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당 제1비서 추대 5주년(4월 11일)과 김일성 탄생 105주년(태양절·4월 15일) 등을 거치며 분위기를 고조한 뒤 8월 ‘백두산위인 칭송대회’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통해 김정은을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주체사상(김일성), 선군사상(김정일)처럼 김정은 체제를 상징하는 새로운 사상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작업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근식 교수는 “북한이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내놨지만 체계화가 되지 않았다”며 “사상체계를 확립해 일목요연하게 일반 주민에게도 학습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상화의 완성”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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