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족위기 몰린 친박계…“이제는 ‘옛 친박’으로 형해화”

폐족위기 몰린 친박계…“이제는 ‘옛 친박’으로 형해화”

입력 2017-03-31 11:55
업데이트 2017-03-3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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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구속에 “자녀가 부모 잃은 심정”…당지도부, 친박탈색 안간힘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으로 ‘구심점’이 사라진 계파가 됐다.

한 친박계 의원은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린 자녀들이 부모 잃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윤상현 의원은 전날 “친박의 물적 기반이나 논리적 근거가 사라졌다”고 말했고, 익명을 요구한 다른 친박계 의원은 “무슨 가입신청을 받고 승인해주는 단체가 아니지 않으냐”며 “사실상 형해화했다”고 주장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지난 2012년 대선을 전후해 당내 주류로 떠올랐다. 박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옛 친이(친이명박)계로부터 ‘왕당파’의 지위를 넘겨받았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친이계가 계파로서의 명맥이 끊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친박계도 이제 ‘옛 친박계’로 불러야 하는 시절을 맞았다”고 한 정치권 인사는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자택으로 갔을 때,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자택을 나설 때 마중하거나 배웅했던 이들이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된다.

서청원, 최경환, 유기준, 윤상현, 조원진, 김진태, 박대출, 이우현, 이완영, 김태흠 의원 등이다.

이들 중 일부는 한때 나는 새도 떨어트릴 정도로 위세를 떨쳤지만, 지난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급속도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폐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서 의원과 최 의원은 당원권 정지 3년, 윤 의원은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를 당하는 정치적 수모도 겪었다.

친박계 의원들도 더는 당내 세력화를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구속으로 사실상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았고, 자택 방문이나 검찰청사, 이후 구치소 면회 등은 정치적 결집이 아닌 ‘인간적 도리’를 다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한국당 지도부 역시 친박 색채를 빼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이날 사퇴하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러 차례 “한국당은 이제 ‘친박당’이 아니다”고 선언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새로운 미래를 엮어갈 올바른 대통령을 뽑는데 더 선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친박계는 더는 계파로서 존속하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박 전 대통령과의 또는 의원들 사이의 친소 관계 정도로 남을 전망이다.

이후 당내 세력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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