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후보 인사청문 안팎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는 20일 ‘책임총리’의 역할과 관련해 헌법 87조에 규정된 국무위원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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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민주통합당 홍익표 의원이 “이번 새 정부 조각에 임명제청권을 행사했느냐”는 물음에도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갖가지 논란과 의혹 등을 직접 거론하며 임명제청권이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총리 후보자가 법에 규정된 대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충분하고 긴밀한 협의를 했다면 이런 문제가 생겼겠나”라고 했고,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이번 내각 제청은 ‘하자 종합백화점’이다. 정 후보자가 장관 제청권자인데 실패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정 후보자는 “구체적인 인사 시스템은 이 자리에서 밝히지 않는 것이 좋겠다”, “후보자들이 해명하고 있으니까 들어주시기 바란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 후보자는 청와대와 총리실 사이의 갈등 가능성에 대해 “상호 보완적으로 하면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피력했다. 경제부총리와의 관계 설정과 관련해서는 “(경제) 비전문가인 제가 많이 간섭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역할 분담론’을 제시했다.
정 후보자가 지난 8일 꺼낸 ‘보통 사람’ 발언을 놓고 민주당 이춘석 의원과 후보자 사이에 설전도 오갔다. 이 의원은 “법무법인 로고스에 근무하던 2년간 10억원을 받았다. 정규직 근로자가 한 푼도 안 쓰고 30년을 벌어도 못 버는 금액”이라면서 “SK 사외이사 시절 수당이 1200만원, 시간당 270만원이다. 정규직 한 달 임금보다 많다”며 보통사람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10억원은 잘못된 통계이고 6억 7000만원”이라고 정정한 뒤 “제가 보통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저는 지금도 동네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이발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어려운 사람들과 접촉하겠다”고 항변했다.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첫날 일정을 마친 뒤 정 후보자가 쌍용차 국정조사 등 주요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는 이유로 ‘평균 이하’로 평가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책임총리로서 낙제점”이라면서 “결국 대통령 지시대로 움직이는 순응형 ‘네네 총리’가 예상된다”고 일축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이른바 ‘종북’ 문제에 대해서는 소신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남북 관계와 관련, “종북주의는 허용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의 “공직자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안 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물음에는 “대한민국 국민이 될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2013-02-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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