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 “北이 우리 지역에 목함지뢰 매설
군 당국이 지난 4일 경기 파주시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는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우리 군 작전지역에 목함지뢰를 매설해 발생한 도발 행위라고 규정했다. 군은 응징 차원에서 11년 만에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대북 심리전 성격의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에 따라 8·15 광복 및 분단 70주년을 앞두고 경색된 남북 관계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1차 폭발 후 부상병 옮기던 중 2차 폭발
지난 4일 경기 파주시 인근 우리 측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10일 공개한 사고 당시의 열상감시장비(TOD) 촬영 영상. ① 1차 폭발 후 수색팀장과 의무병이 부상을 입은 하모(21) 하사를 후송하고 있다. ② 김모(23) 하사가 두 번째 지뢰를 밟아 2차 폭발로 이어지면서 흙먼지가 주변 하늘을 뒤덮었다. ③ 2차 폭발 후 다시 최전방 경계초소(GP) 병사들이 하·김 하사를 후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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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도 이날 “북한군은 정전협정을 위반했으며 북한군에 장성급 회담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이번 지뢰 매설지와 가까운 서부와 중부 지역 등 2곳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방송 시간은 부정기적이다. 군은 방송 재개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건의해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의논해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군은 2004년 6월 남북 합의에 의해 대북 확성기 방송이 중지되자 방송시설을 철거했다. 이후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을 계기로 시설을 다시 설치했지만 실제 방송은 유보하고 있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체제 결속에 위협이 된다고 여기는 북한은 2010년 당시 군이 방송을 재개하면 확성기 시설을 조준 사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 750m 떨어진 GP를 방문해 “적이 도발하면 GP장(현장지휘관) 판단하에 주저함 없이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한·미연합사령부도 이달 실시되는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에 미국의 전략무기 B2 스텔스 폭격기와 F22 전투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군 당국은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함께 경기 연천, 파주 등 접경 지역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에서 일하는 주민들에게 민통선 이남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5-08-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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