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전원 철수때 완제품 반출 허용 의사 표명했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北 김영남, 日 내각인사 면담
북한 김영남(오른쪽)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이지마 이사오 일본 특명 담당 내각관방 참여(자문역)를 면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이례적으로 공개 브리핑을 통해 이지마 참여의 방북이 한·미·일 3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대북공조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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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실은 북한을 통해 확인됐다.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은 지난 15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우리 측은 지난 3일 남측 잔류 인원들이 개성공업지구에서 전원 철수할 때 공업지구 정상 유지·관리를 위한 관계자의 출입과 입주기업가들의 방문 및 물자 반출을 허용해 줄 의사를 표명하면서 그와 관련한 날짜까지 제시해 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구체적 날짜 제시 외에 전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의 소극적 대응으로 문제 해결의 기회를 날려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북측과 협의하고, 귀환해 보고한 뒤 정부의 입장을 다시 전달하는 식의 접근법이 아쉬웠다는 것이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개성공단 문제를 선제적으로 리드할 의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계속 진행되는 상황을 다 공개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지만, 일 처리 잘못을 은폐하는 데 급급해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불과 1~2시간 전만 해도 원·부자재 반출에 부정적이던 북한 총국 관계자가 김 부위원장에게 불쑥 180도 바뀐 입장을 내놓은 배경도 석연치 않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이 ‘우리는 할 만큼 했다’라는 명분을 쌓기 위해 남측과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김 부위원장에게 불쑥 이런 제의를 내민 것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5-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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