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거머리 학교폭력’ 졸업 후에도 친구 돈 4천만원 뜯어

‘찰거머리 학교폭력’ 졸업 후에도 친구 돈 4천만원 뜯어

입력 2016-03-28 14:53
업데이트 2016-03-2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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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남구에서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던 A(24)씨는 지난 10일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 박모(24)씨의 얼굴을 보고 순간적으로 눈을 피했다.

박씨는 중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이른바 ‘일진’. A씨는 학창시절 박씨에게 수 차례 맞기도 하고 돈 빼앗긴 경험도 있다.

그런 박씨를 몇 년 만에 마주쳤지만 두려운 마음은 여전했고 그저 피하고 싶었다.

“야, 너 나 몰라?”

외면하고 싶은 A씨 마음을 눈치 챈 듯 박씨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A씨 귀에 내리꽂혔다.

A씨는 “누군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뵙는 분인 것 같은데요”라고 거짓말을 했지만, 박씨는 코웃음을 쳤다.

박씨는 “왜 모르는 척하느냐”며 A씨를 다그친 후 자리에 앉아 게임을 했다.

별다른 일 없이 박씨가 몇 시 간 뒤 PC방을 나가자 A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A씨의 편안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일주일 뒤인 17일 오전 9시 A씨가 일을 마치고 PC방을 나서는데 문 앞에 익숙한 얼굴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씨였다.

박씨는 A씨에게 “이야기 좀 하자”며 다가와 함께 버스를 탔다. A씨 집 인근에서 내리자 박씨는 A씨에게 어깨동무하며 벤치에 앉히더니 본색을 드러냈다.

얼마 전에 사람을 폭행했는데 합의금 47만원이 부족하니 빌려달라는 것이었다.

A씨가 머뭇거리자 박씨는 “친구가 ‘감빵’ 가는 것 보고 싶으냐!”고 윽박지르면서 때릴 듯이 위협했다.

그러고는 A씨 휴대전화를 빼앗아 문화상품권을 결제한 뒤 인터넷에서 다시 되팔아 돈을 챙겼다.

박씨는 이후에도 A씨를 찾아가 A씨 휴대전화으로 결제하고 A씨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되파는 수법으로 200만원 정도를 더 뜯어냈다.

박씨는 A씨뿐만 아니라, 동네 친구, 고교 동창, 군대 동료 등 5명에게도 대출을 받게 하는 수법 등으로 협박해 모두 4천만원가량 빼앗았다.

피해자들이 대부분 체구가 작고 소심한 데다가 키 180㎝ 정도에 80㎏가량의 건장한 박씨가 워낙 예전부터 친구나 지인들을 괴롭히고 다녀 별다른 대응을 못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박씨는 또 다른 지인을 위협해 중고 자동차를 사게 한 뒤 되팔아서 돈을 챙기려다가 참다못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중·고등학교 때 권투를 배우고 일진으로 이름을 제법 날렸던 것 같다”며 “다 큰 남자 성인이 이렇게 피해를 본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박씨의 악명이 그만큼 높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공갈 혐의 등으로 28일 결국 구속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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