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혈액 몇 방울로 폐암 조기 발견 진단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 혈액 몇 방울로 폐암 조기 발견 진단기술 개발

박정훈 기자
박정훈 기자
입력 2025-02-13 16:05
수정 2025-02-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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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연구진 등 고민감도 암 진단 기술 개발… 벤처기업 진단키트 출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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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돌연변이 진단기술을 개발한 UNIST 연구진. 사진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 순서로 조윤경 교수, 제1저자 엘리자베스 마리아 클라리사, 수밋 쿠마르, 마마타 카르마차리야, 박주희 연구원. UNIST 제공
폐암 돌연변이 진단기술을 개발한 UNIST 연구진. 사진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 순서로 조윤경 교수, 제1저자 엘리자베스 마리아 클라리사, 수밋 쿠마르, 마마타 카르마차리야, 박주희 연구원. UN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몇 방울의 혈액만으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진단기술을 개발했다.

13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조윤경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과 오인재 전남대병원 교수팀, 김미현 부산대병원 교수팀, 류정선 인하대병원 교수팀이 전처리하지 않은 극미량의 혈장으로 암 돌연변이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 ‘EV-CLIP’을 공동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분야 저명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지난 11일 출판됐다.

‘EV-CLIP’ 진단 기술은 혈액 속 나노소포체(EV)와 분자비콘을 담은 인공 리포좀(CLIP)을 머리카락보다 가는 관 안에서 융합시키는 방식이다. 암세포에서 흘러나온 나노소포체에는 mRNA, miRNA와 같은 유전 변이 정보 물질이 담겨 있는데, 분자비콘이 이 정보물질과 만나면 형광 신호를 내는 원리다. 이 방식은 핏방울 약 4~5개의 양인 20마이크로리터(㎕)의 혈장만으로 암을 진단해 낼 수 있다.

연구팀은 리포좀 표면을 전하를 띄게 설계해 검출 민감도를 높였다. 감도가 높아 특정 암 돌연변이 유무 확인뿐 아니라 초기암 진단, 치료 후 잔류 암세포(미세잔여질환) 모니터링 등에도 활용 가능하다. 또 기존 진단법과 달리 혈장을 전처리해 나노 소포체만 따로 추출하거나 유전자를 증폭하는 복잡한 전처리 과정이 불필요해 시료 오염 등 손실 우려도 없다.

연구팀은 기술로 83명의 환자 혈액을 분석하는 임상실험 결과, 개발된 진단 기술은 폐암 항암제 선택에 중요한 EGFR(암세포의 또 다른 수용체) 유전자 돌연변이를 100%의 정확도로 찾아냈다. 특히 기존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액체생검으로 발견하기 어려웠던 폐암 1, 2기 환자의 돌연변이도 정확하게 찾아냈다.

이 기술은 바이오벤처 기업 ‘랩스피너’에 이전돼 병원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진단 키트 형태로 개발될 예정이다. 조 교수는 “혈액 몇 방울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효과까지 확인할 길이 열렸다”며 “환자들의 고통과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도 정확한 진단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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