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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옛날이여”…해외 환전소서 박대당하는 러시아인들

”아 옛날이여”…해외 환전소서 박대당하는 러시아인들

입력 2014-12-18 11:06
업데이트 2014-12-1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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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여행중인 24살의 러시아인 아나스타냐 나고르나야는 마지막 남은 돈 5천 루블을 유로화로 바꾸기 위해 베를린의 한 기차역에 위치한 라이제방크 지점을 찾았지만 너무 늦었다는 답변만 들었다.

은행이 루블화의 환전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루블화 가치가 연일 폭락하면서 이처럼 해외를 여행중인 러시아인들이 환전소에서 잇따라 박대를 당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통신은 유럽 곳곳에서 이미 많은 은행들과 환전업체들이 루블화 환전을 중단했으며 루블화 환전을 허용하는 것도 소규모 환전만 가능하며 은행 고시환율보다 높은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11개국에 120개의 환전소를 운영하는 환전업체인 ‘체인지그룹’은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루블화의 극격한 폭락 때문에 당분간 루블화를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고했다.

핀란드와 노르웨이, 덴마크 등에 약 130개의 지점을 운영하는 스웨덴의 포렉스뱅크도 모든 지점에서의 루블화 매입을 중단했다고 이 은행의 핀란드 영업부문 대표인 해리 앤더슨이 밝혔다.

이 은행은 이미 루블화를 환전해간 고객들에 한해서 루블화를 재매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리에 위치한 일부 환전업체들은 소량의 루블화 환전은 계속하고 있지만 환전 수요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들 일부 환전업체들은 루블화 환전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은행간 고시 환율보다 훨씬 높은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

국제유가 폭락과 우크라니아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 제재 등으로 러시아 금융시장이 급속한 혼란에 빠지면서 루블화 가치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데 따른 조치이다.

루블화는 지난 6월 이후 50% 이상 폭락했으며 이번 주 러시아 중앙은행이 전격적으로 6.5%의 금리인상조치를 단행하고 루블화 방어를 위해 100억 달러의 외화보유액을 투입했지만 루블화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10월초 40 루블이면 1달러를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1달러를 사기 위해서는 60 루블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해외를 찾는 러시아 여행객도 급감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10개의 환전소를 운영중인 ‘멀티체인지’의 한 간부는 파리를 찾는 러시아 여행객들이 3주전부터 급감했다고 말했으며 또다른 환전업체 직원도 러시아 여행객이 이미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러시아 항공요금과 호텔 숙박요금 등이 내려가면서 러시아를 여행하려는 외국인들에게는 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행정보제공 사이트인 ‘에어페어워치독’의 조지 호비카는 루블화 폭락으로 러시아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의 항공요금이 다른 경쟁업체들의 동일노선에 비해 20%나 낮아졌다고 말했다.

숙박예약 사이트인 호텔스닷텀에 따르면 싱가포르보다 비쌌던 러시아 호텔들의 숙박요금도 루블화 폭락으로 객실 점유율이 감소하면서 내려가고 있다.

여행정보업체인 스키프트의 제이슨 클렘핏은 “러시아에서 영업하는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도 루블화 폭락으로 초조해하고 있다”면서 호텔들도 생존을 위해 숙박료를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쇼핑을 염두에 두고 러시아를 여행하려면 사정은 다르다.

세계적인 브랜드들 가운데 일부가 이미 러시아내 판매가 인상조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샤넬과 루이뷔통 역시 루블화 폭락이 계속될 경우 애플처럼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러시아 사이트를 하루 동안 폐쇄했다 다시 재개하면서 가격을 20∼25% 올린 애플은 이번 주 다시 러시아 사이트를 폐쇄했으며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도 이달초 모스크바의 지점을 폐쇄했다.

이와 관련,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 및 마케팅 관련 교육 제공기관인 ‘명품교육재단’(LEF)의 한 관계자는 “명품과 관련해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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