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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전대] 힐러리-샌더스 지지자 충돌로 ‘대혼돈’…50여명 연행

[美민주 전대] 힐러리-샌더스 지지자 충돌로 ‘대혼돈’…50여명 연행

입력 2016-07-26 09:45
업데이트 2016-07-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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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20일(현지시간) 첫날 전당대회는 그야말로 대혼란 그 자체였다.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 남부 ‘웰스파고 센터’ 농구경기장에 마련된 전당대회장 안팎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폭로 사건’의 후폭풍이 한바탕 몰아쳤다.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캠페인을 훼방하는 내용이 담긴 DNC 핵심인사들의 이메일이 폭로되자 데비 와서먼 슐츠 DNC 의장이 사퇴했지만, 성난 샌더스 지지자들은 아침부터 거리로 몰려들었다.

미 전역에 걸친 ‘열돔(heat dome) 현상’으로 36℃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400여 명의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은 필라델피아 시청에서 모여 집회를 가진 뒤 웰스파고 센터까지 6㎞를 행진하며 거친 시위를 벌였다.

“샌더스가 아니면 대선에서 패배한다”, “우리는 샌더스를 원한다” 등의 피켓이 등장했다. 열성 지지자들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비난 구호인 ‘힐러리를 감옥으로’(lock her up)를 외치기도 했다.

전당대회장 주변을 둘러친 2m 높이의 철제펜스로 가로막혀 진입할 수 없자, 이들은 펜스를 흔들며 ‘샌더스’를 연호했다. 이 과정에서 일대 시위대가 펜스를 넘으려 하는 등 시위는 갈수록 거칠어졌고 결국 5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또 다른 샌더스 의원 지지자 100여 명은 뉴저지 주 캠던과 필라델피아를 연결하는 벤 프랭클린 다리를 도보로 건너며 시위하기도 했다. 전당대회장 인근의 ‘AT&T’ 지하철역은 진·출입이 통제됐고, 지하철은 무정차 운행을 했다.

샌더스 의원의 호소도 무용지물이었다. 시청 앞에서 지자자들 앞에 선 샌더스는 “우리는 이미 역사를 이뤘다. 실수하지 마라”고 거듭 단속했지만, 지지자들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샌더스 의원은 “힐러리와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케인을 당선시켜야 한다”고 호소했으나, 지지자들이 ‘우~’하며 야유를 보내는 통에 20초 가량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민주당의 DNC 임시 의장을 맡은 도나 브라질은 전당대회 개막 직전 긴급성명을 내고 “이메일에 담긴 용서할 수 없는 발언들에 대해 샌더스 의원과 지지자들에게 가슴 깊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4시 개막된 전당대회 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전당대회장인 웰스파고 센터는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이 지지자들이 충돌 일보직전까지가는 아찔한 상황을 빚는 등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힐러리’라는 이름이 나올 때마다 샌더스 지지자들은 야유를 퍼붓고,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면서 “샌더스”를 외쳤다.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반대’ 손피켓도 여럿 눈에 띄었다.

개막선언을 하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묻힐 만큼 환호와 야유가 전당대회장을 뒤흔들었고, 신시아 해일 목사는 전당대회 축하기도를 하던 중 계속되는 구호에 결국 15초 동안 기도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전당대회는 이후 초반의 혼란에서 벗어나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연사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면서 예정대로 진행됐고, 대의원들과 지지자들의 흥분도 다소간 진정됐다.

그러나 이날 밤늦게 샌더스 의원이 마지막 연사로 무대에 올라 클린턴 후보 지지 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대회장은 여전히 긴장이 감돌고 있다.

한편, 이날 필라델피아에는 한낮 폭염에 이어 오후 늦게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웰스파고 센터 뒷편에 프레스센터 용도로 설치된 임시 대형 천막의 송풍구가 내려앉고 곳곳에 비가 새면서 어수선한 상황이 연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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