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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의 사진으로 남은 돌로미티] 셋째날 사소 룽고와 참피노이

[7장의 사진으로 남은 돌로미티] 셋째날 사소 룽고와 참피노이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6-14 13:57
업데이트 2023-06-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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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소 셀라에서 바라본 사소 룽고(왼쪽)와 부속 봉우리들. 가운데 친퀘 디타는 하나로 보이지만 실은 다섯 봉우리다. 임병선 선임기자
파소 셀라에서 바라본 사소 룽고(왼쪽)와 부속 봉우리들. 가운데 친퀘 디타는 하나로 보이지만 실은 다섯 봉우리다.
임병선 선임기자
파소 셀라에서 포스텔라 사소 룽고(해발 고도 2685m)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작동하지 않았다. 그리 가파르지 않고, 1시간 30분 걸린다는 호텔 여주인의 말과 달리 일행은 2시간 30분 기신기신 올랐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돌로미티 서부 거점 도시 중 하나인 오르티세이에서 9시쯤 파소 포르도이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 9시 45분 케이블카 정류장 앞에서 내렸다.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이틀 전 갔던 사소 피아토 산장 쪽으로 가는 길도 있었는데 일행은 곧바로 정상으로 가보기로 했다.

애초 계획은 그곳 정상을 통과해 아래쪽 사소 피아토 산장 쪽으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들꽃과 바위를 감상하며 오르다 조금씩 각도를 올려 가팔라진다. 마지막에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자갈길을 조심스레 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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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 룽고를 오르다 내려다본 파소 셀라 일대의 풍광  임병선 선임기자
사소 룽고를 오르다 내려다본 파소 셀라 일대의 풍광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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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 때와 달리 내려올 때는 날이 맑아져 뒤쪽 산군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 인생 샷을 건질 만한 곳들이 적지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오를 때와 달리 내려올 때는 날이 맑아져 뒤쪽 산군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 인생 샷을 건질 만한 곳들이 적지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이곳 케이블카는 15일 가동을 앞두고 마지막 시운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한 명이나 두 명이 선 채로 캡슐에 들어가 올리는 아주 오래 된, 아마 거의 유일하지 않나 싶은 케이블카 운행 방식이다. 누군가는 그냥 호기심에 한 번 타본다는데 사실 낡고 허술해 탔으면 상당히 겁에 질리거나 공포에 떨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막바지에는 지그재그 식으로 나 있는 길을 오르느라 꽤나 힘들었다. 눈이 10m쯤 남아있는 구간이 두 군데 있어 바짝 긴장하며 올랐다.

그런데 정상에 이르른 안도감도 잠시, 데미츠 산장 문 바로 옆에 엄청난 눈덩이가 그대로 있어 화들짝 놀랐다. 그 눈 덩이를 밟고 올라서니 온통 눈밭이었다. 100m쯤 내려가봤다. 건너편 초지가 보이기는 한데 눈길이 계속된다. 어떻게 할까 한참을 망설이다 포기하기로 했다. 물론 이곳이 초행이라는 독일인 남녀를 비롯한 여럿은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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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소 포르도이 내려가는 길목에서 건너다 본 산군들의 모습.  임병선 선임기자
파소 포르도이 내려가는 길목에서 건너다 본 산군들의 모습.
임병선 선임기자
데미츠 산장 들어가 인스턴트 차를 시켰더니 3유로를 받는다. 마시고 하산하는데 조심조심 비탈진 길을 내려갔다. 날이 개어 있었다. 건너편 산군들이 구름 모자를 벗고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그러면서 파소 셀라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와 멋지다!

그런데 파소 셀라 휴게소 등이 있는 구간, 다시 말해 귀환점에 15분쯤 남겨두고 정말 기가 막히게 멋진 뷰 포인트가 두 군데 정도 나온다. 누구나 날씨가 좋은 날 이곳을 찾는 이들은 두 군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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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피노이 정상에서 바라본 사소 룽고. 오른족 저멀리 스킬리아니가 보인다. 십자가에 박혀 있는 예수가 애처롭다.  임병선 선임기자
참피노이 정상에서 바라본 사소 룽고. 오른족 저멀리 스킬리아니가 보인다. 십자가에 박혀 있는 예수가 애처롭다.
임병선 선임기자
일행이 점심을 드는 사이, 기자는 파소 포르도이 내려가는 길 쪽으로 10분 정도 내려가봤다. 원래 파소 포르도이에서 파소 셀라 올라오는 구간이 렌터카족이나 바이크족들에게 첫 손 꼽히는 곳이다. 거대한 암봉들을 올려다보며 구불구불 산길을 달리는 것인데 버스로만 오르락내리락하는 방법도 생각했으나 일정을 맞추기 힘들었다.

대신 파소 셀라에서 버스를 타고 15분쯤 돌아오다 참피노이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올라가니 전날 세체다의 풍광이 건너다 보이고 사소 룽고의 위용을 가까이에서 만끽할 수 있으며, 멀리 스킬리아니까지 쭉 뻗은 알페 디 시우시의 풍광까지 한 눈에 들어왔다. 간혹 오르티세이에서 패러글라이딩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이곳이 출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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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리아니와 앞데 디 시우시를 배경으로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스킬리아니와 앞데 디 시우시를 배경으로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참피노이에서 사소 룽고 방향으로 내려간 뒤 오른쪽으로 틀어 몬테 패나 케이블카까지 내려가려고 15분쯤 안온한 길을 내려가다가 몬테 패나 내려가는 케이블카 운행 마감인 오후 5시에 맞추기가 빠듯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다시 참피노이 케이블카 정류장 쪽으로 올라왔다. 뷰 포인트라 안내된 곳을 올랐더니 아래에서 본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다만 십자가에 박힌 예수 상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 하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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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피노이 정상에서 건너다본 세체다 평원과 그 뒤쪽 산군들의 모습. 아래 마을이 산 크리스티나.   임병선 선임기자
참피노이 정상에서 건너다본 세체다 평원과 그 뒤쪽 산군들의 모습. 아래 마을이 산 크리스티나.
임병선 선임기자
일행은 정상에 곧바로 오르는 수고로움을 겪긴 했고, 하산 길에 본 멋진 풍광 때문에 굳이 정상을 올랐어야 했느냐는 후회가 밀려오긴 했지만 만족스러워했다. 오히려 알페 디 시우시나 세체다보다 낫다는 이도 있었다. 파소 셀라의 다채로운 풍광은 앞의 두 곳과는 확연히 다른 특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일행은 14일 오르티세이를 떠나 도비아코로 이동한다. 351번 버스를 타게 되는데 그곳 풍광도 못지 않았다. 도비아코에 일찍 도착해 짬이 생기면 브라이에스 호수를 다녀올까 생각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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