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남태평양 미국 핵실험 쓰레기 묻은 돔에 균열, 대재앙 부르나

입력 : ㅣ 수정 : 2019-05-22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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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호주 ABC뉴스 동영상 캡처

▲ 2017년 호주 ABC뉴스 동영상 캡처

아름답기 그지 없는 남태평양 한 가운데 낙원이 따로 없겠다 싶은 환초(環礁, 산호섬)에 낯선 돔 구조물이 눈에 띈다. 자세히 보면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미국은 1946년부터 1958년까지 마셜 제도 일대에서 67차례 핵 폭발 실험을 했다. 그만 두라고 국제적 압력이 비등했지만 미국은 냉전을 핑계로 끄덕도 하지 않았다. 핵 실험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주민들을 소개시키는 노력도 등한시했다. 1954년 3월 1일 마셜 제도 비키니 섬 근처에서 수소폭탄 실험이 진행됐다. 버섯구름이 치솟아 핵 먼지가 7200m 상공까지 올라간 뒤 낙진으로 떨어졌는데 철 없는 아이들은 눈을 맞는 것처럼 즐거워했고, 심지어 먹었다.

1958년 실험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지만 이미 환경은 망가진 상태였다. 1977년을 시작으로 미국 국방핵연구소(DNC)는 마셜 제도 북서쪽 구석의 에네웨탁 환초에 남겨진 방사능 쓰레기들을 모으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곳에서는 반복적으로 핵 폭발 실험이 자행됐고 주민들은 갑자기 강제 이주됐다. ABC뉴스 동영상을 보면 미군 장교가 원주민들을 모아놓고 “인류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하고, 원주민들은 “모든 것을 신의 손에 맡긴다”고 답한다. 미군 공병대원 4000여명이 7만 3000㎥의 핵쓰레기를 모았다.

그곳에는 1958년 폭발 시험 때 생긴 직경 100m 크기의 물웅덩이가 있었다. 3년 동안 미군 병사들은 방사능 쓰레기들을 이 구덩이에 묻고 돔 형태로 콘크리트로 덮었다. 두께는 45㎝나 됐고 비행접시 모양처럼 만들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억 1800만 달러(현재 환율로 약 2605억원)가 들어갔는데 어디까지나 임시 시설이라고 했다. 나중에 더 영구적인 시설로 대체될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작업 과정에 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해서 지역 주민들은 “무덤”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지난 2017년 11월 호주 ABC 뉴스는 이 섬을 둘러보고 보수 작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오랜 시간이 지난 데다 밀려드는 조류 때문에 콘크리트 돔에 금이 가기 시작하고 강력한 폭풍이 할퀴기라도 하면 치명적인 방사능 재앙이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은 돔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며 물웅덩이의 가장자리를 적절하게 마감하지 않은 채 덮어버려 수위가 높아지면 돔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후변화로 수위가 높아져 마셜 제도 일대는 물에 잠기기 시작하는 것도 핵재앙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6일 피지를 찾아 마셜 제도 일대를 “일종의 관”이라고 지칭하며 미국 등 여러 나라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 힐다 하이네 마셜 제도 대통령과 함께 있는데 그녀는 이 지역에 있는 일종의 관에 보관된 방사능 물질들이 새나올 위험성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1983년 마셜 제도는 미국과 조약을 맺어 자치권을 받는 대신 핵실험과 관련한 과거와 현재, 미래에 모든 주장들을 제기하지 않고 이 돔 관리를 떠안기로 했다.

2년 전 ABC 뉴스 르포에 따르면 낙진 중에는 플루토늄 239가 포함돼 있는데 반감기가 무려 2만 4100년일 정도로 세상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방사능 물질이다. 지금도 이 물질이 얼마나 독성을 미칠지는 미지수이지만 나날이 수위가 높아지는 바닷물로부터 45㎝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물이 구조물에 간 금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 해양 오염을 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미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13년 마셜 제도 에너지국이 방사능 누출이 조금씩 시작됐지만 건강에 위험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이 나라 정부는 바닷물을 막을 시설을 만들 돈이 없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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