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육상 단거리 유망주 비웨사
‘한국 육상의 미래’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왼쪽)가 지난 19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41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겸 2020 예천전국대학·일반육상경기대회 남자 고등부 100m에서 역주하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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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웨사는 지난 20일 경북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41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겸 2020 예천전국대학·일반육상경기대회 남자 고등부 200m에서 21초69로 맨 먼저 결승선에 들어왔다. 21초73의 최창희(17·경북체고)를 0.04초 차로 제치며 2관왕에 오른 것.
비웨사는 19일 열린 남고부 100m 결승에서도 10초79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올해 세 번째 우승을 거뒀다. 자신의 최고 기록에는 0.1초 뒤졌지만 쌀쌀한 날씨를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기록이었다.
그런 그에게 200m 우승 소감을 묻자 “아직까지는 100m가 더 자신 있다”며 “코치님이 잘 지도해 주신 결과”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히려 그는 “아직까지 시합에 나가면 긴장을 많이 해서 연습한 동작이나 자세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비웨사가 지난 20일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대회에서 200m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한육상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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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훤 코치는 “비웨사는 유전적으로 타고났다”면서 “발목 힘이 좋고 단거리 육상에 필요한 속근육과 잔근육이 잘 발달해 있으며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가 장차 한국 육상의 간판인 김국영(29·광주광역시청)을 넘어 한국 남자 100m 육상을 세계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까지 나온다.
실제로 비웨사의 신체 성장은 끝나지 않았다. 178㎝였던 키는 1년 새 181㎝로 자랐고 몸무게도 59㎏에서 62㎏로 늘었다. 기록 단축을 위한 하드웨어가 준비되는 것이다.
김 코치는 “신체 조건이 완성되고 앞으로 4~5년 뒤 기량이 무르익을 것 같다”며 “한국 기록을 넘을 때쯤 100m 9초대 진입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2003년 콩고 출신 이주민 부모에게서 태어난 그는 2018년 한국 국적을 획득했다. 비웨사는 놀라운 것을 보여 주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가사마는 사자라는 뜻이니 결국 ‘위대한 사자’(라이언 킹)가 이름인 셈이다.
그는 “제일의 목표는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라며 “나중에는 김국영 선수의 기록을 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예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2020-10-22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