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손흥민이 후반 마스크를 벗어 손에 든 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2022.12.3 연합뉴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손흥민이 후반 마스크를 벗고 손에 쥔 채 포르투갈 주앙 칸셀루와 공을 다투고 있다. 2022.12.3 연합뉴스
16강전 진출을 위해서 꼭 승리해야만 했던 포르투갈전. 경기 막판 안면 보호 마스크를 벗고 손에 들고 뛴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이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직접 전한 이야기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에서 2-1로 이기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끈 주역으로 손흥민을 빼놓을 수 없다. 1-1 동점 상황에서 얻은 역습 기회를 만든 손흥민이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고, 패스를 받은 황희찬은 역전 골을 성공시켰다.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손흥민은 킬패스 하나로 그동안의 부진을 모두 덮었다.
손흥민은 부상 여파를 안고 카타르 월드컵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2일 소속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를 치르다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왼쪽 눈 주위에 골절상을 당했다. 그는 월드컵 출전을 위해 서둘러 수술대에 올랐다. 손흥민은 “단 1%의 가능성만 있다면 앞만 보며 달려가겠다”라고 했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손흥민이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2022.12.3 연합뉴스
이날 경기 도중 손흥민은 결국 마스크를 벗고 손으로 들고 뛰다가 다시 쓰기도 했다.
이후 손흥민에게 기회가 왔다. 수비진영에 있던 손흥민은 후반 45분 포르투갈 페페의 머리를 맞고 나온 공을 받아 달리기 시작했다. 하프라인 전부터 공을 몰고 질주한 손흥민은 포르투갈 진영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수비 셋을 앞에 두고 속도를 줄였다. 그리고 달려오던 황희찬을 발견하곤 공을 밀어줬다. 손흥민이 찔러준 공을 받은 황희찬은 침착하게 공을 깔아 차며 득점에 성공했다. 추가시간에 만들어진 역전골이었다.
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황희찬이 역전골을 넣고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2022.12.3 연합뉴스
이어 손흥민은 “너무 좋지만 끝난 게 아니다. 16강에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지금 선수들 너무 좋아하고 감정적으로 들떠 있다. 하지만 오늘까진 이 감정을 유지하고 내일부터 또 새로운 마음으로 다른 경기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지 기자